데이빗 최(David Choi) 위니펙 부동산 리얼터
신민경 부동산
Min ByungGyu 공인회계사
황주연(Irene) 부동산
쥴리 손 (Julie Son) -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 (Re/Max Professionals)
네이션웨스트 보험 - 마틴권
Buy & Sell
샘 마(Sam Ma) 위니펙 부동산 리얼터

 
감동/웃음/슬픔/지혜/음악/문학 이야기방

 

♣ 글은 글쓴이의 인품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답글은 예의와 품위를 갖추어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

♣ 이민, 유학, 현지 정착에 관련된 질문은 해당 게시판에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곳은 카테고리에 있는 것처럼 감동/웃음/슬픔/지혜/음악/문학 등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입니다. ♣
♣ 상업적인 광고는 발견시 임시게시판으로 옮겨지며 문의는 kosarang@gmail.com 으로 연락바랍니다. ♣

♣ Ko사랑닷넷 광고안내 보기♣

  

 

 

 

 

뭐하러 기다렸어?

작성자 정보

  • 태산일송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여보, 나도 뭔가 일을 하고 싶어요.”9주년 결혼기념일이던 지난 여름밤, 설거지를 끝낸 아내가 느닷없이 말을 꺼냈다.

“아침에 당신 출근하고, 애들까지 학교 보내고 나면 얼마나 힘이 쭉 빠지는지…. 주부우울증이란 게 이해가 가더라니까. 아무 일이라도 할 수만 있다면 좋겠는데….”

“그래. 하지만 요즘 일자리 구하기가 뭐 그리 쉽나….”


그냥 그러려니 하며 지나쳤는데 그날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는 일거리를 구했다며 직장으로 전화를 했다.

동네 작은 학원에서 시간 강사로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수업을 하는 거라며 아내는 들뜬 목소리로 재잘거렸다. 아이를 낳았을 때만큼 기뻐하는 것 같았다.


당장 그 다음 날부터 회사에선 날 ‘칼’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퇴근시간이 되면 1분도 놓치지 않고 칼처럼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다고…. 그도 그럴 것이, 아내는 9시가 넘어서야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와서는 간신히 애들과 내 얼굴만 확인하고 곯아 떨어졌기 때문에 아이들 저녁밥이나 집안청소 등은 전부 내 차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학원에서 보충수업을 하느라 평소보다 늦어지는 날이면 아내는 꼭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 일을 시켰다. 하다못해 애들 준비물 사오는 일이나 내일 아침 쌀 씻어 두는 일까지….

하지만 그만 두라 말할 입장도 아니고, 오랜만에 보는 아내의 활기찬 모습에 기쁜 마음으로 일을 거들었다.


그날도 ‘칼’처럼 집에 돌아와, 장 봐와서 애들 먹이고, 청소하고, 숙제시키고, 아이들 싹 씻긴 다음 잠까지 재워 놓고, 아내가 올 시간이 되어서는 피곤하고 배고플 아내를 생각하며 저녁상을 정성껏 차렸다.

‘어? 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왜 안 오지?’


직장에서의 피로가 쌓인데다 집안일까지 해치우고 나니 몹시 피곤하고 배가 고팠지만 늦는 아내를 마중하기 위해 집 앞 큰길 버스정류장까지 천천히 걸어나갔다.

‘보충수업 땜에 늦어지나? 그럼 왜 전화도 한통 없담….’

연락없이 늦는 아내를 원망하려다가 갑자기 지난 날의 내 모습들이 떠올라 가슴이 저몄다.



"뭐 하러 기다렸어? 아무렴 내가 집에도 못 찾아올까 봐?”

“저녁은 먹었어요? 당신, 왜 전화도 없었어요?”

밤늦게 버스에서 내린 나를 반기는 아내에게 난 매정하게 몰아붙였었다.

“그런 걸 당신한테 일일이 다 보고해야 돼? 그럼 내가 어떻게 맘놓고 바깥일을 보니?”

너무나 정색을 하고 말하는 바람에 머쓱해하던 그녀.

“아니 뭐 그냥…. 피곤하시죠? 빨리 들어가요.”


지난 9년 동안 내가 얼마나 아내를 속상하게 했던가. 이 정도는 싸지, 싸.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1,259 / 12 페이지
  • 나에게 보낸 그림 엽서 - 5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5.12 조회 1576

    생활 이야기 크고 무거운 지게를 버티고 일으키는건 작고 가녀린 작대기. 내 역할도 지게 작대기가 되는 것.

  • 크리스마스 시즌. - 내 이웃의 불 빛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12.13 조회 1579

    생활 이야기 크리스마스 시즌 매년 이맘 때면 동네 주위를 돌며 온갖 라이트 장식을 구경하는 즐거움을 갖습니다. 집집마다 서로 경쟁하듯 화려하게 꾸민 라이트 …

  • 시사 용어 - 빅 텐트 / 폴리코노미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5.01 조회 1586

    생활 이야기 빅 텐트 (Big Tent) 연합 정치, 포괄 정치를 뜻하는 정치 용어. 원래는 서커스단에서 사용하는 큰 천막을 뜻하는 말이나, 정치권에서 정치…

  • 행복은 언제나 내안에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16 조회 1589

    고요하게 흐르는 물줄기처럼 마음속에도 천천히 부드럽게 흘러가는 편안함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 행복입니다. 행복은 누구나 말을 하듯이 멀리 있는게 …

  • 율곡 '이이'의 건강 십훈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4.04 조회 1590

    건강 이야기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는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다 잃 는것이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아버지의 편지
    등록자 일송
    등록일 02.22 조회 1592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늘 술에 취해 계셨다. 술을 드셨다 하면 소리를 지르시고 어머니와 다툼이 많아서 조용할 날이 없었다. 관절염이 심해져 더…

  • 이해하자!
    등록자 푸른하늘
    등록일 04.10 조회 1594

    세상 사람의 모습을 보면 층층만층 구만층이다.그리고 자기 스스로를 보더라도 기분 상태에 따라 다르고,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고, 시간마다 다르다…

  • 늦은 후회
    등록자 일송
    등록일 02.19 조회 1599

    지혜 이야기 평생을 일그러진 얼굴로 숨어 살다시피 한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아들과 딸이 있었는데 심한 화상을 입어 자식들을 돌볼 수가 없어 고아원에…

  • 아름다운 관계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23 조회 1600

    벌은 꽃에서 꿀을 따지만 꽃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꽃을 도와 줍니다. 사람들도 남으로부터 자기가 필요한 것…

  • 신발 한 짝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3.13 조회 1602

    세살, 한살된 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엄마와 함께 시내 백화점으로 쇼핑을 갔습니다. 물건을 사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려는데 퇴근시간이라 사람…

  • 당신의 침묵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09 조회 1604

    어떤 부인이 수심에 가득찬 얼굴로 한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습니다. "선생님 저는 더이상 남편과 같이 살기 힘들것 같아요. 그 사람은 너무 신경질…

  • 잊을 수 없는 꿈
    등록자 일송
    등록일 02.21 조회 1605

    어느 여름날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오후였습니다. 20대 초반의 한 청년이 시내 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청년은 문쪽 맨 앞자리 창가에 앉…

  • 부모의 맘이라는게 이런건가...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5.12 조회 1605

    층층이 사람들이 옹기 종기 모여사는 ☆☆ 아파트. 그곳에 거주하는 H 부부는 화가 나있었다. 얼마전에 이사온 옆집 식구가 개를 키우는지 왠종일 …

  • 인간은 죽을 때까지 학생입니다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3.28 조회 1608

    두어 해 전에 정년퇴임을 한 H교수는 저서가 한 권도 없습니다. 경영학자로 평생을 보냈지만 그 흔한 '마케팅 원론' 한 권 없습니다. 학문에 게…

  • 들려주고픈 좋은 글
    등록자 태산일송
    등록일 06.13 조회 1608

    우리가 무언가에 싫증을 낸다는 것은.. 만족을 못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처음 가졌던 나름대로 소중한 느낌들을 쉽게 잊어가기 때문이죠... 내가…

[알립니다]
** Ko사랑닷넷의 광고는 광고주의 요청에 의해 작성/광고되고 있으며, 광고내용에 대해 Ko사랑닷넷은 어떠한 보증도 하지않습니다.
** 광고에 따른 모든 거래는 본인 책임 아래하시기 바라며, 분쟁발생시 광고주와 소비자간에 직접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 허위광고나 부당한 거래가 있으면 kosarang@gmail.com 으로 연락을 주시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