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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시 - [지구온난화] / 김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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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 ]
김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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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에 실려 온 올챙이며 치어들이
공터 웅덩이에서 놀고 있는데;
놀던 데가 아니네?
물이 쫄아들면서
두부 속으로 파고든 미꾸라지처럼
여기는 진흙 사우나네?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서로가 서로를 혹사하는 삶이
더(러)워지는 느낌
길이 놓여도 멀리 가지는 말라고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경고를 먹고도 근신하지 않는 내 책임이지만,
작은 별의 한 뼘 텃밭에 씨 뿌리는 것은
풀이나 꽃, 눈이나 비처럼
여린 것들이
대륙을 씻어낼 때가 있기 때문
바람 한 줄기가
손등으로 지구의 이마를 식혀주는 것처럼
한 지붕 아래 살지 않아도
한 하늘 아래 그저 건강하기를
열받지 말고.
.
<울지도 못했다>, 문학과지성사,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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