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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인내에도 바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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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하늘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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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진의 詩로 읽는 세상사

<이 기사는 weekly chosun 197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부싸움을 할 때 감정을 억누르는 아내는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아내보다 사망 확률이 4배 높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한 의학저널이 남녀 4000여명을 10년에 걸쳐 연구한 결과라고 한다. 반면 남자들은 감정을 억눌러도 건강상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아내가 자기 감정을 누르기만 해서는 몸에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여성은 생래적으로 마음의 상처로 몸까지 해치기 쉽다는 얘기다.
 
오랜 세월 눌러 참고 살기를 미덕으로 여겨온 우리 아내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우리에겐 ‘화병(火病)’이라는 가슴 답답한 병까지 따로 있다. 주로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지 못한 채 참고 인내하는 데서 생기는 병이다. 국제 정신과 학계가 한국인 특유의 정신질환으로 공인해 ‘Hwabyung’으로 등재해 놓았을 정도다.

미당은 ‘질마재 신화’의 신부 설화에서 전통적 도덕의 강압과 속박이 부르는 여성의 정한(情恨)에 연민의 눈길을 보냈다.

‘신부(新婦)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 다리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 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사십년인가 오십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 서정주 ‘신부’

가사일은 현대 여성 불평등의 상징처럼 돼 있다. 집안일은 여자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아내들에겐 큰 짐이다. 매년 명절이면 며느리들의 음식 장만 스트레스가 언론에 끊임없이 오른다.
 
‘산 목숨에도 노란 빈혈이 드는/ 가을날 오후/ 어김없이 찾아온 제사를 위해/ 파를 다듬는다/ 파를 다듬다가 철철 눈물을 흘린다// 홍 동 백 서, 주 과 포 혜/ 몇백 년을 루머처럼 떠도는 지령에 따라/ 바삐 손을 놀리는 나에게/ 어린 효자 아들이 말했다/ 엄마, 제사상에 짜장면 시켜다 놓자/ 탕수육도 한 접시.’
- 문정희 ‘파를 다듬으며’

TV 노인 퀴즈쇼에서 일어난 소극(笑劇) 뒤로도 차마 웃지 못할, 힘겹게 꾸려온 나날들이 엿보인다.

‘낱말을 설명해 맞히는 TV 노인 프로그램에서/ 천생연분을 설명해야 하는 할아버지/ 여보 우리 같은 사이를 뭐라고 하지?/ 웬수/ 당황한 할아버지 손가락 넷을 펴보이며/ 아니 네 글자/ 평생웬수….’
- 황성희 ‘부부’

아내의 인고(忍苦), 아내의 존재는 아내에게 화가 닥쳤을 때나 아내를 앞세워 떠나 보내고서 비로소 절절히 다가온다.

‘진흙밭에 삭은 연(蓮) 잎새 다 된 발아/ 말굽쇠 같은 발, 무쇠솥 같은 발아/ 잠든 네 발바닥을 핥으며 이 밤은/ 캄캄한 뻘밭을 내가 헤매며 운다.’
- 송수권 ‘아내의 맨발1, 연엽(蓮葉)에게 줌’

송수권은 연전에 백혈병으로 골수이식 수술을 받고 투병하는 아내 연엽에게 시를 써 바쳤다. 병상 밖으로 삐져나온 아내의 발을 밤마다 만지작거리며 쓴 시와 산문집 ‘아내의 맨발’엔 눈물이 질펀하다. 까치마늘 같던 아내의 발은 섧게도 말굽쇠나 무쇠솥처럼 돼버렸다.
 
그가 ‘백수 건달로 시를 쓴다고 까불거릴 때’ 아내는 똥장군을 짊어지고 수박밭을 일궜다. 18년이나 보험 아줌마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아내는 골수이식 수술비만 2억원이 넘는다는 걸 알고는 “우리 송 시인 늙어서 거러지 만들지 않겠다”며 종적을 감춰버리기도 했다. 그는 뒤늦게 머리를 쥐어뜯는다. ‘너의 피를 먹고 자란 시인, 더는 늙어서/ 피 한 방울 줄 수 없는 빈 껍데기 언어로/ 부질없는 시를 쓰는구나.’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어디로 갔나/ 이 사람이 왜 갑자기 말이 없나/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온다/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이 사람이 어디 가서 잠시 누웠나/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한 뼘 두 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나는 풀이 죽는다….’
- 김춘수 ‘강우’

팔순의 시인은 아내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다. 아내는 금방이라도 돌아올 것 같다. 그가 추구해온 관념시와는 사뭇 다른 시다. 김춘수는 주관과 주장을 담지 않는 ‘무의미의 시’를 말해왔지만 아내와의 사별(死別)이 시작(詩作)의 길마저 틀어버렸다. 그는 ‘너는 죽지 않는다/ 너는 살아 있다/ 죽어서도 너는/ 시인의 아내/ 너는 죽지 않는다’로 시작하는 ‘S를 위하여’를 남기고 3년 전 아내의 뒤를 따랐다.
 
일본의 어떤 조사에서 아내가 없는 노인의 사망률이 아내가 있는 경우보다 80%나 높았다고 한다. 반면 남편이 있는 노인의 사망률은 없는 경우보다 55% 높았다. 여자는 남편 수발하느라 제 명에 못 죽고 남자는 아내 수발이 없으면 오래 못 산다는 얘기다.

그러나 아내들의 인내에도 바닥이 있다. 여성은 나이 들어가면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어든다. 에스트로겐은 여성을 더욱 여성답게 만드는 호르몬이다. 여성적 몸매뿐 아니라 묵묵히 일을 처리하는 순종적 성향을 키운다.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인내심과 부드럽고 희생적인 여성성도 약해져 공격적으로 바뀐다. 고집 세고 가부장적인 남편을 젊었을 때처럼 참아내지 못한다. 그래서 황혼이혼이 늘고 있다는 의학 논문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남편의 감정적 말투가 아내의 건강을 해치고 특히 심장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보고서도 인용했다. “부부 대화방식이 흡연이나 콜레스테롤처럼 심장질환을 부른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내의 심장병 위험을 줄여 준다”고 했다. 일본 퇴직 남편들이 아내에게 황혼이혼을 당하지 않으려고 기울이는 노력을 참고할 만하다. ‘요리, 청소, 장보기를 배운다. 내가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 아내가 뭔가 해줬을 때 고맙다고 말한다. 아내 말에 귀기울이고 아내 눈을 보며 이름을 불러준다.’

속담에 ‘효자가 불여악처(不如惡妻)’라 했다. 아무리 악처라도 자식보단 아내가 낫다. 아내 귀한 것 명심할 일이다. 노(老)시인의 시처럼 부부 함께 닮아가며 편안하게 늙어 갈 일이다.
 
 ‘어두운 부뚜막이나/ 낡은 탁자 위 같은 데서/ 어쩌다 비쳐드는 저녁 햇살이라도 받아야// 잠시 제 모습을 드러내는/ 한 쌍의 빈 그릇// 놋쇠든, 사기이든, 오지이든/ 오십년이 넘도록 하루같이 함께/ 붙어다니느라 비록 때묻고 이 빠졌을 망정// 늘 함께 있어야만 제격인/ 사발과 대접….’
- 김종길 ‘부부’ ▒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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