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y & Sell
쥴리 손 (Julie Son) - 부동산 전문 컨설턴트 (Re/Max Professionals)
데이빗 최(David Choi) 위니펙 부동산 리얼터
황주연(Irene) 부동산
Min ByungGyu 공인회계사
신민경 부동산
네이션웨스트 보험 - 마틴권
샘 마(Sam Ma) 위니펙 부동산 리얼터

 
감동/웃음/슬픔/지혜/음악/문학 이야기방

 

♣ 글은 글쓴이의 인품을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답글은 예의와 품위를 갖추어 써주시기를 바랍니다. ♣

♣ 이민, 유학, 현지 정착에 관련된 질문은 해당 게시판에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곳은 카테고리에 있는 것처럼 감동/웃음/슬픔/지혜/음악/문학 등 이야기를 나누는 게시판입니다. ♣
♣ 상업적인 광고는 발견시 임시게시판으로 옮겨지며 문의는 kosarang@gmail.com 으로 연락바랍니다. ♣

♣ Ko사랑닷넷 광고안내 보기♣

  

 

 

 

 

문학 이야기 분류

그림이 있는 시 -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 정 윤 천

작성자 정보

  • 자작나무숲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wave-265665__180.jpg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정 윤 천




눈앞에 당장 보이지 않아도 사랑이다. 어느 길 내내, 혼자서 부르며 왔던 어떤 노래가 온전

히 한 사람의 귓전에 가 닿기만을 바랐다면, 무척은 쓸쓸했을지도 모를 서늘한 열망의 가

슴이 바로 사랑이다.


고개를 돌려 눈길이 머물렀던 그 지점이 사랑이다. 빈 바닷가 곁을 지나치다가 난데없이

 파도가 일었거든 사랑이다. 높다란 물너울의 중심 속으로 제 눈길의 초점이 맺혔거든, 거

기 이 세상을 한꺼번에 달려온 모든 시간의 결정과도 같았을, 그런 일순과의 마주침이라

면, 이런 이런, 그렇게는 꼼짝없이 사랑이다.



오래전에 비롯되었을 시작의 도착이 바로 사랑이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손가락

 빗질인 양 쓸어 올려보다가, 목을 꺾고 정지한 아득한 바라봄이 사랑이다.


사랑에는 한사코 진한 냄새가 배어 있어서, 구름에라도 실려오는 실낱같은 향기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랑이다. 갈 수 없어도 사랑이다. 魂이라도 그쪽으로 머릴 두려는 그 아픔이

 사랑이다.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시집 『구석』(실천문학사, 2007년)

--------------------------------------------------------------------------------------------

'보이지 않으면 마음도 멀어진다'라는 말, 맞는말 같기도 하지만 참 많이 비겁한 말이기도 합니다.
이보다 더한 변명과 자기합리화를 위한 말도 없는 것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다는 건 멀리 떨어져있다는 사실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마음은 항상 그 곳에 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단지, 지금 당장 갈 수 없다는 사실과 다시는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과 그때와 같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마음은 심지어 더 격렬하기도 합니다.   
(가까이 있다고 꼭 마음이 함께한다는건 아니라는 것에, 그리고 그러한 시간들이 더 많아서, 함께하는 순간을 소중히하고 산다는 것에 공감하며)

시인은 '눈앞에 당장 보이지 않아도, 노래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만 있다면 사랑이라고 합니다.
외로움과 쓸쓸함과 허전함을 느끼는 것과 서늘한 열망의 가슴이 바로 사랑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그저 특별하지 않은 작은 행동, 머리를 쓸어 올리거나 목를 꺾고 아득히 바라보는 모습 같은 소소한 행동,들과 아직 기억에 실낱 같은 향기가 남아 있다면 그것 또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비록 그리움에, 아픔에, 혼만이라도 그 곳으로 머리를 두고 싶다면 말입니다.

고국을 떠나온 우리들 모두의 마음에는  이보다 더한 사랑의 마음이 있음을 압니다.
혼이라도 그 곳으로 두고 싶은 마음은 더 잘 알고, 북극에서 내려와 모든 걸 얼려버리는 칼날보다 매섭고 아픈 바람조차도 뜨거운 열망의 마음을 결코 얼려버리지 못한다는 것도 겪으며 살고 있어서 또한 더 잘 압니다.
 (단지 서로에게 말을 하지 않을 뿐)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다고 울부짖어도 그것이 사랑임을 우리는 모르지 않습니다.

사랑합니다. 
 

-올 린 이-

    
sea-of-fog-2003763__340.jpg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문학 이야기 82 / 3 페이지
  • 그림이 있는 시 - [봄]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4.02 조회 1111

    문학 이야기 [ 봄 ]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

  • 가슴의 말. 둘째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4.07 조회 1078

    문학 이야기 그런 말들이 있다. 뜬금 없이 '불쑥' 들리는 말이지만 가슴 속에 파란 하늘 하얀 반달이 그려지는 말. 시리도록 너무 파아래 양털 구름으로라도 …

  • 그림이 있는 시 - [한편] / 유 희 경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4.10 조회 1088

    문학 이야기 [ 한편 ] -- 유희경 눈물이 울고 눈은 울지 않는다 나보다 먼저 소요가 일어났다 떨고 있다 떠는 것이 있다 내게 고인 것들이 불쌍하지만, 어…

  • 그림이 있는 시 - [산문시 1] / 신 동 엽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4.17 조회 1388

    문학 이야기 [ 산문시(散文詩) 1 ] -- 신동엽 .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구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 을가진 아저씨가 꽃리본…

  • 그림이 있는 시 - 처음 가는 길 [도종환]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4.28 조회 1985

    문학 이야기 처음 가는 길 도종환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없다다만 내가 처음 가는 길일 뿐이다누구도 앞서 가지 않은 길은 없다오랫동안 가지 않은 길이 있을 뿐…

  • 그림이 있는 시 - [저녁의 표정] 홍일표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5.01 조회 1208

    문학 이야기 [저녁의 표정 ] - 홍일표 아직 끝나지 않은 어제의 노래둥글게 뭉친 눈덩이를 허공의 감정이라고 말할 때돌멩이 같은 내일이 아이스크림처럼 녹는다…

  • 그림이 있는 시 - [마침표 하나] / 황 규 관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5.12 조회 1409

    문학 이야기 [마침표 하나] - 황 규 관 어쩌면 우리는 마침표 하나 찍기 위해 사는지 모른다 삶이 온갖 잔가지를 뻗어 돌아갈 곳마저 배신했을 때 가슴 깊은…

  • 그림이 있는 시 - [봄날은 간다] / 안도현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5.20 조회 1738

    문학 이야기 봄날은 간다 안 도 현 늙은 도둑놈처럼 시커멓게 생긴 보리밭가에서 떠나지 않고 서 있는 살구나무에 꽃잎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자고 나면 살구나무 …

  • 그림이 있는 시 - [얼룩에 대하여] / 장석남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5.29 조회 1557

    문학 이야기 [얼룩에 대하여] 장 석 남 못 보던 얼룩이다한 사람의 생은 이렇게 쏟아져 얼룩을 만드는 거다빙판 언덕길에 연탄을 배달하는 노인팽이를 치며 코를…

  • 그림이 있는 시 - [저를 낮추며 가는 산] / 이성부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6.06 조회 1280

    문학 이야기 저를 낮추며 가는 산 내가 걷는 백두대간 101 이 성 부 이 산줄기가 저 건너 북쪽 산줄기보다 나지막하게 나란히 내려간다 허리 굽히고 고개를 …

  • 그림이 있는 시 - [나무의 사랑] 김 윤 희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6.28 조회 1195

    문학 이야기 나무의 사랑 김 윤 희 우리가 헤어지면서 뿌리 한 개씩 나누어가진 것이 사실 무슨 죄가 되랴 너는 나의 나무 나는 너의 나무 우리는 만날 수 없…

  • 그림이 있는 시 - [시계를 풀어 두고] / 류 정 …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7.07 조회 1186

    문학 이야기 시계를 풀어 두고 --월악일박 류 정 환저녁이 되어도 신문이 배달되지 않는 곳에선 밤에 더 힘차게 물이 흐릅니다. 시계를 풀어 두고 바위처럼 발…

  • 그림이 있는 시 - [그림자] / 정 진명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7.17 조회 1251

    문학 이야기 그 림 자 정 진 명 허공에 한껏 부풀려진 제 영혼을 위하여그림자는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드러눕습니다.모양과 부피가 각기 달라도영혼의 두께는 다…

  • 그림이 있는 시 - [작약] 노천명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7.29 조회 1149

    문학 이야기 작 약 노 천 명 그 굳은 흙을 떠받으며 뜰 한 구석에서 작약이 붉은 순을 뿜는다. 늬도 좀 저 모양 늬를 뿜어보렴 그야말로 즐거운 삶이 아니겠…

  • 그림이 있는 시 - [에고이스트] / 이현승
    등록자 자작나무숲
    등록일 08.08 조회 1301

    문학 이야기 [ 에고이스트 ] -- 이현승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두 가지. 어린 사람과 힘 센 사람, 심지어 힘 센 사람은 어린 사람을 좋아한다. 여기에 …

[알립니다]
** Ko사랑닷넷의 광고는 광고주의 요청에 의해 작성/광고되고 있으며, 광고내용에 대해 Ko사랑닷넷은 어떠한 보증도 하지않습니다.
** 광고에 따른 모든 거래는 본인 책임 아래하시기 바라며, 분쟁발생시 광고주와 소비자간에 직접 해결하시길 바랍니다.
** 허위광고나 부당한 거래가 있으면 kosarang@gmail.com 으로 연락을 주시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