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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시 - [먼 길] / 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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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
강을 건너고
산을 오르는 것이
삶인 줄 알았습니다
풍랑이 치고
눈비에 덮여
멀고 험난해도 걸어야 했습니다
건널수록 깊은 강은
가슴보다 얕았고
오를수록 높은 산은
머리 아래에 있었습니다
강을 건너고
산을 넘는 것보다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내 안의 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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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채' (본명 ; 정순희, 1961 - 현재)
한국인이 사랑하는 시인 중에 '이채'시인을 꼽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중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이채' 시인은 중년의 삶과 사랑을, 현실에 근거한 이해하기 쉬운 언어와 문장으로 표현함으로서, 중장년 층의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지내 온 세월 속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는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작가의 시로만 접한 분들중에는 '이채'시인을 '남성 시인'으로 착각하거나, 문학 정통 코스를 밟은 시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법학 박사 학위를 소유하고 있는 '여성 시인'입니다.
오해를 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사실은, 시인의 시가 중년들의 삶을 자세하고 실감나게 현실적으로 쉽게 표현하면서도, 마음 둘 곳 없는 그 들의 정서를 보듬고 알아 주는 동시에 희망과 격려를 진지하게 가슴 깊이 심어 주기 때문 아닌가 합니다.
위의 시 또한, 사회 생활과 가정 생활에 전념하다 느닷 없는 순간에 느끼게 되는 중년의 심리적 방황을, 회고와 성찰의 시간을 통해 내면의 허전함과 불안감을 다독이면서, 동시에 굳건하게 하는 격려의 메세지를 담고 있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누구나 한 번 쯤 올해의 지난 시간을 돌아 보고 새 각오를 하곤 합니다. 저 역시 지난 달 까지를 돌아보지만, 잘잘못의 확인 보다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했는지'를 더 꼼꼼하게 살핍니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나 진행 과정에 있는 일들은, 계획이 마무리 되는 순간에 가슴이 뜨겁게 달아 오르고 희열의 기쁨이 마구 솟구치도록, 달구고 두드리는 담금질을 더욱 부지런히 해야겠다 마음 먹습니다.
'내 안의 길'은 나 외의 사람은 만들 수 없는 길입니다.
'어려워서 못간다'거나, '없어서 못가겠다' 한다면, 길은 더 이상 생기지 않습니다.
없는 길은 자주 가면 저절로 만들어 진다고 합니다. 길을 만든다 생각하지 말고, 그냥 천천히 걷는다 라는 기분으로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자욱 소리에 귀 기울여 걷다 보면, 혼자 걷는 내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옆에는 항상 함께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시와 구름과 나무와 풀잎입니다.
시인이 함께합니다.
누구나 시인이 됩니다.
시처럼 아름다운 계절 맞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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