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시 - [풍경 한계선]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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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경 한계선 ] --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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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들을 지나서 왔지
지나온 풍경들이 기억의 선반 위에
하나둘 얹힐 때
생은 풍경을 기억하지 못해도
풍경은 삶을 고스란히 기억하지
아주 머나먼 곳에 당도했어도
끝끝내 당도할 수 없었던 풍경은
무엇이었을까
그리운 풍경들은 우리를 배반하지 않네
풍경의 건반 위에
그대로 남아
풍경처럼 울리며
풍경처럼 살아
풍경, 풍경
생을 노래하지
.
<삶이라는 직업>, 문학과지성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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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풍경을 보면 몸보다 먼저 가슴이 반응합니다.
머리에 기억되기도 전에 입에서 먼저 소리를 냅니다.
'와아' 혹은'아아~' 짧은 소리부터 '진짜 이쁘다.' 소리까지.
풍경은 삶의 일부가 됩니다.
긴 운전 중에 만나는 짧지만 멋진 풍경이 지루함과 피곤을 털어내는 청량제 되듯
반복되는 일상의 무미건조함에 채색을 입히고 빛이 되어 고단한 삶에
기쁨을 주고 활력을 주는 한 편의 영상이 됩니다.
그래서 시인은 '풍경,풍경 생을 노래하지'하고 표현했습니다.
우리 가슴에 '생을 노래하는 풍경' 하나 만들어 보는 하루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벗은 나무 가지 위 쏟아지는 별 하늘을 담습니다.